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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큐 전력 60분 쿠로다이 손난로

날은 추웠다. 지역 날씨 탓인지 사무실 안에 있어도 추위는 사람들을 괴롭혔다. 개인 난로를 켜 두지 않으면 바깥에 서 있는 것처럼 찬 공기가 감돌았다. 퇴근 전까지 제출하라는 보고서는 세 개가 넘었는데, 아사히, 스가와 함께 어젯밤을 달린 터라 모니터를 봐도 그 내용이 들어오지 않았다. 머리는 띵띵 울리고 눈은 건조해 아프기까지 했다. 계속해서 눈을 비비는 모양새에 옆자리의 카게야마 씨가 커피라도 타다 줄까 묻기까지 했다. 아니, 그럴 필요는 없어요. 신경 쓰이게 해 미안했지만, 도저히 집중이 되지 않았다.그렇게 오전 시간을 날렸다. 그나마 점심시간이라 조금 살 것 같았다. 따끈한 국물이 필요했기에 사내 식당에서 라면을 받아들었다. 다른 것은 언제나와 같이 별 볼 일 없는 식단이었는데도 라면 하나만큼은 ..

글/배구 2014.12.06

쿠로다이 겨울의 시작

세상은 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집을 나서는 발길이 다 그렇지만, 소복이 쌓인 눈이 햇빛을 반사하면서 더 큰 빛을 발해 파괴력을 더했다. 눈부셔. 빨리 나오길 잘했네. 숨 쉬는 것만으로도 희뿌연 입김이 새어나온다. 겨울. 12월에 들어서면서 이제부터 겨울이라고 외치듯 몰아치는 추위에 옷깃을 여몄다. 바닥에서부터 올라온 냉기가 발을 타고 끝도 없이 몸 안으로 흘러들어 왔다. 아, 춥다.문을 열기 전까지 계속 곧 있을 시험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눈길을 보니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눈에 들어오는 것이 그대로 머릿속에 들어가 백지가 된 것처럼 텅 비어 있었다. 아직 1학년이고 끝난 시험을 생각하면 장학금은 어렵지 않게 탈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남은 하나가 어떨지는 모르는 일이라 부득부득 밤을 새웠다...

글/배구 2014.12.05

하이큐 전력 60분 쿠로다이 꿈

“저기… 사와무라 군?” 눈앞에 선 남자의 모습에 쿠로오는 다시 한 번 눈을 비볐다. 몇 번을 감았다 떠도 변하지 않는 모습에 쿠로오는 멍하니 그를 주시했다. 토요일인 오늘도 일해야 한다며 일찍이 집을 나선 다이치가 지금보다 10년은 어려 보이는 얼굴로 그의 앞에 앉아 있었다. 어제 다이치가 야근하고 오는 사이에 혼자 빼긴 했지만…. 몇 년 지나도 변함없는 취향을 반영하듯 사와무라 다이치는 고교 시절 입었던 배구 유니폼을 입은 채로 그의 앞에 앉아 있었다. 쿠로오는 웃으면서 주변을 둘러봤다. 새하얀 색으로 가득 찬 방에 갇힌 듯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 그러니까 이건…. 쿠로오는 방긋 웃으며 제 얼굴로 손을 가져갔다. 있는 힘껏 꼬집은 볼은 아프지 않았다. 얼얼하다 싶은 감각조차 없이 그저 볼 가..

글/배구 2014.11.29

Free! 소스마코 소풍

경찰관 소스케 소방관 마코토 -와아아아아아!! 들려오는 소리에 남자는 움찔거리며 몸을 수그렸다. 휘잉 하고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와 함께 다시금 함성이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다보자 좌우로 움직이는 놀이기구는 올라갈 수 있는 최대한의 높이의 정점을 찍고 있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했다. 마코토는 귓가에 들리는 소리에 다른 장면을 떠올렸다. 분명 바이킹이 재밌어서 지르는 소리겠지만, 그 소리는 현장에서 종종 듣던 비명과도 닮아 있는 것 같았다. 하늘 끝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와 다시 반대편으로 치솟는 그 움직임에 마코토는 고개를 숙였다. 다시금 들리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두 손으로 귀를 막으려 손을 뻗었다. 그러다 자신을 보는 눈동자에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손을 내렸다. 침착해, 마코토. 여긴 놀이공원..

글/수영 2014.11.19

Free! 소스마코 '아침잠'

경찰 소스케 소방관 마코토 마지막 단추까지 채운 남자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거울 앞에 제 모습을 보았다. 셔츠도 바지도 깔끔하게 각이 잡혀 반듯한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됐다고 작은 소리를 냈다. 세상모르고 곤히 자고 있는 연인을 깨우지 않기 위한 목소리였으나, 시계를 보니 그런 배려는 필요 없었던 듯했다. 소스케는 침대에 걸터앉으며 그를 깨우기 전 마지막으로 머리 모양새를 다듬었다.퇴근은 새벽이었던가. 잠결에 보았던 시계가 3시를 가리킬 때 마코토가 침대에 들어왔었다. 깨우지 않기 위해 조심스러운 움직임이었지만, 잠귀가 밝았던 그는 바로 잠에서 깼었다. 침대에 들어오면서 자고 있어야 할 그를 향해 ‘미안, 고마워. 소스케’라고 말했다. 늦게까지 일하고 들어오는 그를 위해 마코토의 몫..

글/수영 2014.11.12

하이큐 전력 60분 쿠로다이 할로윈

“Trick or treat!”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꼴 보기 싫은 얼굴에 나는 다시 문고리를 잡아당겼다. 빈 손으로 문을 붙잡은 녀석은 당황한 듯 급히 외쳤다. “잠깐, 사와무라. 치킨! 치킨 사 왔다고!!” 바빠서 저녁조차 잊고 있었던 터라 ‘치킨’이라는 말에 손에 힘을 풀었다. 문은 쿠로오가 붙잡은 탓에 활짝 열려 버렸고, 녀석은 다른 손에 들고 있던 치킨과 맥주 봉지를 들어 보이며 방긋 웃었다. “어휴….” 식탁에 앉아 한숨을 뱉자 쿠로오는 내 앞에 맥주캔을 들이밀었다. 방긋 웃는 얼굴이 눈짓으로 집어 들라며 맥주를 가리켰다. 어쩔 수 없이 캔을 집어 들고 녀석이 내민 맥주에 캔을 부딪쳤다. 깡 하는 소리와 함께 캔 표면에 붙어 있던 물방울들이 식탁 위로 떨어졌다. “왜 한숨이야?”“…취직 걱정...

글/배구 2014.11.01

10월 26일 겁쟁이페달 통합온리 신아라 소설

10월 26일 겁쟁이페달 통합온리 의 10 부스에 나오는 신아라 소설 인포입니다. 책 사양 요약 신아라 소설 '그래도, 살아간다' 전연령가, A5, 무선, 58p, 6,000원 (페이지는 늘어날 수 있으며 늘어나도 가격은 변하지 않습니다.) 통판 종료되었습니다.재고가 있어 나머지는 1월 케이크스퀘어 레드존에서 판매될 예정입니다. 케스 참가 시 신아라 소설 판매는 선입금 예약으로만 이뤄지며 예약 분량만 가져갑니다. * 수량조사에 참여하실 경우 덧글을 달아 주시면 됩니다. (ex: 1권이요.) ** 책을 꼭 구입하실 분들은 입금 후, 선입금 예약 양식으로 작성해 주시면 됩니다. 선입금예약 양식: [입금자명/입금액/권수/닉네임/연락처] 비밀덧글로 달아 주세요. 예약분의 현장 수령은 2시까지입니다. 2시 이후로..

인포 2014.10.12

하이큐 전력 60분 쿠로다이 폭력

눈을 떴다고 생각했는데 세상은 한 번도 보인 적 없었던 것 마냥 어두컴컴했다. 살짝 머리도 아팠고 입안에선 피 맛이 났다. 혀로 입술을 핥으니 터진 듯한 상처가 쓰라려 왔다. 그의 눈이 어둠에 적응하면서 보이기 시작한 건 테이블 하나와 구석에 쌓인 의자 몇 개였다. 창고 같아 보이는 공간에는 구석마다 캐비닛이며 연장들도 보였다. 여긴 심문실인가. 카라스노에 있는 그곳과 비슷하단 생각에 다이치는 바닥을 봤다. 컴컴한 와중에도 번들거리는 빛이 보여 저건 필시 핏자국이라 짐작했다.손은 등받이 너머로 묶여 있었고 다리는 의자에 묶여 있었다. 몸을 움직여 곳곳에 숨겨두었던 흉기들을 찾았지만, 이미 다 회수해 간 건지 몸에 있던 쇠붙이는 전부 사라진 지 오래였다. 깜깜한 한구석에 손잡이가 있는 문이 보였다. 나갈 ..

글/배구 2014.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