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게 얼어붙은 손이 시렸다. 장갑 너머로도 전해지는 한기에 절로 몸이 떨렸다. 약속까지는 30분 넘게 남아 있었다. ...기대한 것처럼 보이진 않겠지. 코트 아래 챙겨입은 정장은 얼마 전에 새로 산 것이었다. 중요한 일이 있을 때 입자고 넣어뒀는데, 오늘은 나한테 중요한 날이었나? 어색하기 짝이 없는 자리일 텐데. 며칠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잘한 선택인지 알 수 없었다. 눈을 감고 마른세수를 했다. -그럼 역 앞 카페에서 만나요. 휴대폰 화면에 마지막으로 남긴 메시지에는 귀여운 이모티콘이 붙어있었다. 얼굴을 붉힌 채, 수줍게 웃고 있는 캐릭터. 상대방의 사진을 누르자 프로필이 떴다. 환하게 웃는 얼굴의 여자는 예뻤다. 마르기도 했고 지켜줘야 할 것 같은 여리여리한 사람이었다. 약간 귀엽기도 하고 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