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쳤다…. 문을 닫으며 자연스레 현관 앞에 주저앉았다. 집안은 텅텅 빈 채로 나가기 전 급하게 벗어던져 둔 옷가지와 수건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 다녀왔습니다. 반겨 줄 사람이 없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인사는 해야 할 것 같아 허공으로 한마디를 던졌다. 바닥에 널브러진 빨랫감을 주워다 통에 담았다. 하루가 보면 분명 잔소리할 텐데. 그전에 하루가 있었으면 집이 이 모양은 아니었겠지. 며칠째 정리는커녕 청소조차 하지 않아 설거짓거리며, 먼지가 잔뜩 쌓인 게 눈에 들어왔다.개키지도 않은 이불 위로 풀썩 쓰러지자 먼지가 풀풀 날렸다. 옷을 벗을 기운도 없었다. 이번 알바 자리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왜 이런 문제가 생긴 건지. 오후 내내 하는 편의점 알바는 꽤 즐거웠다. 물건이 들어오는 시간도 있고 유통기한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