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바쁜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카페 점원은 밝은 얼굴로 인사 건네기를 잊지 않았다. 메뉴판을 볼 것도 없이 비슷한 메뉴를 주문하는 직장인들로 북적이는데도 계산대 앞의 직원은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정말 수고가 많으십니다. 마음속으로 기도하며 나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 사이 쿠로오는 메뉴판을 보고 있었다. 신메뉴라며 나온 휘핑크림이 잔뜩 올라간 커피 사진이 보였다. 그래 봤자 늘 같은 거잖아. “핫초코.” “핫초코 하나, 아메리카노 따듯한 거 하나요.” “7,000원입니다.” 카드를 건네며 눈을 맞췄다. 익숙한 얼굴임에도 직원은 예의상 내게 물으려 했다. 무슨 말을 할지 알 것 같아 먼저 선수를 쳤다. “영수증은 버려 주세요.” “네. 진동벨로 알려드릴게요.” *** 머그잔 가득히 담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