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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다이 전력 60분 쿠로오는 언제나 핫초코를 주문해

어서 오세요. 바쁜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카페 점원은 밝은 얼굴로 인사 건네기를 잊지 않았다. 메뉴판을 볼 것도 없이 비슷한 메뉴를 주문하는 직장인들로 북적이는데도 계산대 앞의 직원은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정말 수고가 많으십니다. 마음속으로 기도하며 나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 사이 쿠로오는 메뉴판을 보고 있었다. 신메뉴라며 나온 휘핑크림이 잔뜩 올라간 커피 사진이 보였다. 그래 봤자 늘 같은 거잖아. “핫초코.” “핫초코 하나, 아메리카노 따듯한 거 하나요.” “7,000원입니다.” 카드를 건네며 눈을 맞췄다. 익숙한 얼굴임에도 직원은 예의상 내게 물으려 했다. 무슨 말을 할지 알 것 같아 먼저 선수를 쳤다. “영수증은 버려 주세요.” “네. 진동벨로 알려드릴게요.” *** 머그잔 가득히 담긴..

글/배구 2016.12.17

쿠로다이 겨울밤

“회사 상사가 아니라 인생을 오래 산 선배로서 얘기하는 거야. 이러는데. 조언? 조어언~? 누가 그딴 거 해달라고 했습니까 이 자식아? 듣기 싫어하는 거 알면 얘길 하지 말든가!” “지, 진정해. 스가.”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은 한결같은 얼굴이었다. 모두가 어엿한 사회인으로서 일하고 있는 처지였다. 뭐 인생사 누구나 다사다난하고 이것저것 있는 법이지만 꿈꿔왔던 만큼 찬란한 미래도 좌절했던 만큼 암울한 미래도 없었다. 플러스마이너스 제로. 마치 그 법칙을 지키기라도 하듯 인생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법이 드물었다. 잔을 들고 술을 따르고 몇 번을 이어지던 스가의 푸념은 테이블에 녹다운되는 것으로 끝이 났다. 제 목소리를 내어 잘못된 것을 바로잡겠다는 생각이 얼마나 이상적인지 사회에 나와서야 실감했다. ..

글/배구 2016.12.09

쿠로다이 너의 무게

다이른 다녀오고 너무 뽕 차서 휘갈긴 쿨다이..쿠로다이 행쇼~!!!! 6시 반. 알람이 없어도 번쩍 눈이 떠졌다. 배와 다리 위에 올라와 있는 무거운 팔다리의 무게를 느꼈을 때, 뱃속에서 꾸르륵 소리가 이어졌다. 식욕이 당기거나 배가 고픈 게 아니다. 서둘러 짐 덩이를 치우고 이불 속을 빠져나왔다. 화장실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거울에 얼굴이 비쳤다. 여기저기 뻗친 머리가 정신 없었던 엊저녁을 보여주는 듯했다. 이상하다. 어제 뭐 먹었지. 변기에 앉은 채 생각에 잠겼다. 회식은 소주에 고기 2차는 치킨에 맥주 3차는 곱창에… 짚이는 이유가 너무 많았다. 고개를 내두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세면대 앞에 서서 물을 틀었다. 바깥 날씨처럼 차가운 물이다. 으, 추워. 팬티만 걸친 몸으로 이 날씨에 잘도 이러고 ..

글/배구 2016.11.20

12월 3일 오비이락 쿠로다이 소설 인포

11월 19일 다이른12월 3일 오비이락 쿠로다이 소설 12월 3일 오비이락 라18 부스에 나오는 소설 Today is the day 인포입니다. 책 사양쿠로다이 소설 'Today is the day'A5 중철 전연령가 32p 4,000원 글: 깡표지: 이연님 줄거리쿠로오의 아들, 쿠로오 시로를 혼자 키우는 사와무라 다이치 이야기. (15.3.14 네코마온에 나왔던 Going with you 중 마지막 단편인 someday와 추가된 뒷 이야기입니다. 유치원생 시로와 고등학생 시로가 나옵니다. 별개의 이야기로 이전의 단편집을 구매하지 않아도 읽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샘플은 차후 수정될 수 있습니다. 나른한 오후 터져 나오는 하품에 입을 가렸다. 추운 날씨에 하얀 입김이 나왔다. 사람들을 뱉어낸 마..

인포 2016.11.16

Free! 소스마코 9월 14일

소스케 생일 기념글소스케 생일 축하해 우리 스케 우리 소우쨩 우리 소스케에!!!!!!!너는 꼭 재활을 해서 행복하게 수영을 하고 있길 바란다ㅏㅏㅏㅏㅏ태어나줘서 고마워!!!!!!!!! 결과가 나올 때까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던 소스케는 전광판을 바라봤다. 1초, 2초, 3초. 시간이 지나고 표시된 숫자가 의미하는 바를 인식한 그는 힘껏 쥔 주먹으로 수면을 내리쳤다. 저도 모르게 크나큰 소리를 지른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해냈다. 일생일대의 소원과도 같은 일을 지금 이 자리에서 이뤄 냈다. 세계 1위에 자리에 올랐다는 그 성취감에 오랫동안 마음속에 묵혀 두었던 체증이 거대한 외침으로 변해 수영장에 울려 퍼졌다. 찰나의 시간. 0.01초를 다투는 기록 싸움에서 소스케는 미국 선수와 약 1초 차이로 메달을 거..

글/수영 2016.09.14

쿠로다이 전력 60분 2인1우산

아아… 귀찮다. 슬슬 나가야겠지. 휴대폰을 들고 저지를 걸쳤다. 최근 통화내역에 남은 ♥︎테츠로를 보며 노트북을 덮었다. 이건 또 언제 바꿔 놓은 거야? 웬 하트? 5분 전에 걸려 온 전화에서 대뜸 ‘큰일 났어!!! 다이치!!’라는 말에 깜짝 놀랐는데 한다는 말이 ‘나 우산이 없어서 마중 나와야 할 것 같거든. 올 수 있어?’였다. 그러게 아침에 뉴스에서 비 온다고 말 할 때 제대로 들을 것이지. 기어이 나를 꼭 집 밖으로 불러 낼 셈인 거다. 버스 정류장에서 집까지는 10분 거리. 그래도 혼자 걸어오는 것보다는 나랑 같이 돌아오는 게 더 좋다는 거겠지. 비도 무시할 정도는 아니고 장마를 맞아 주룩주룩 내리고 있으니 어쩔 수 없다. 그러니까 장마 시작한다고 우산 가지고 나가라고 했잖아! 누군가에게 선물 ..

글/배구 2016.07.16

Free! 16.5 동페 배포본 소스마코 AU

거리는 들떠 있었다. 왕자님이 행차한다는 소식에 사람이 몰렸다. 왕권계승자의 행차는 이와토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긴 했지만, 그와는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소스케 왕자는 사냥 후, 귀환할 때마다 그날 잡은 사냥감의 가죽이며 이빨 등 전리품을 사람들에게 나눠 준다 했다. 그래서인지 성별을 가리지 않고 먹고 살기 바쁜 사람들이 떼로 몰려 있었다. 여자들은 조금 다른 이유였다. 소스케님이 그렇게 멋있다며? 나 저번에 왕자님이랑 눈 마주쳤다구! 왕권 다툼에 연연하지 않으나 이미 다음 왕위계승자로 확실시되는 왕자님. 거기에 오랜 시간 남부와의 전쟁에서 사메즈카를 승리로 이끈 것은 전부 소스케 왕자 덕분이라고 노인들이 입을 모았다. 조금만 입을 다물고 귀를 기울이면 정보가 쏟아지는 곳, 그곳이 길이었다.혼..

글/수영 2016.05.31

배회하는 숲, Whereabouts of Him 통판 안내

Free! 소스마코 소설 2종 통판 안내구간 통판을 진행합니다. sleep_ck@naver.com구매를 원하시는 분은 위 메일로 아래 양식을 보내 주세요. [성함/연락처/주소(우편번호)/구매하실 책, 권수] 양식을 보내시면 메일로 입금계좌와 입금액을 안내드리고, 입금해 주시면 확인 후에 배송합니다. 배송비는 일괄 3천 원입니다.[예: 1번 1권 2번 1권 구매 => 책값 11000+배송비 3000=총 14000] 배송은 주에 한 번으로 조금 기다려 주셔야 해요. 1. Free! 소스마코 소설 '배회하는 숲'책 사양 전연령가 / A5 / 무선 64p / 7천 원 글: 깡표지 일러스트: 포리님캘리그라피: 리리뮤님표지 편집: 어리님 줄거리다큐멘터리 사진기자인 마코토는 배회하는 숲에 촬영차 갔다가 혼자 고립되고..

인포 2016.05.24

쿠로다이 전력 60분 넌 학생이고 난 선생이야

-넌 학생이고 난 선생이야!이어진 웃음소리가 귀에 거슬렸다. 한가한 토요일 밤, 식사를 마친 뒤 TV 앞에 앉아 배를 긁을 만한 남자 둘 앞에서 예능 프로그램 출연자들은 뭐가 그리 재밌는지 깔깔 웃어댔다. 저게 언제 적 대사야? 그가 의문을 제기할 새도 없이 옆사람은 웃으며 손가락을 튕겼다.“있잖아, 사와무라. 오늘은 저걸로 해 볼까?”“……? 뭘?”“그러니까. 섹스할 때.”너랑 나. 학생이랑 선생으로. 뒤이어지는 부연설명을 들을 필요도 없었는데. 너무나 당연하게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그의 모습에 다이치는 조용히 시선을 거뒀다. 미쳤어. 이 자식은 미친 거야. 쇼파에 늘어져 휴일을 즐기는 것으로 충분했는데. 새로이 시작된 헛소리냐. 그는 고개를 저으며 천장을 봤다. 하얀 불빛에 눈이 부셔 얼굴을 찌푸렸다...

글/배구 2016.05.14

Free! 전력 60분 소스마코 포스트잇

흔한 연애도 못 해보고 이번 봄도 이렇게 지나간다며 모모가 우는 시늉을 했다. 시험 준비하는 녀석이 할 말이냐. 풀 죽은 채 땅을 보고 한숨을 내쉰 지 채 1분도 되지 않아 녀석은 벌떡 일어났다. 위로할 필요가 없다. 녀석의 머리 한구석에는 언제나 긍정으로 돌아가는 배터리가 있으니까. "하지만! 이제 곧 여름! 여름방학! 바다! 축제! 이벤트!"불끈 쥔 주먹과 투구벌레를 본 것처럼 반짝이는 눈에 패기까지 실려 있어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도서관 옆 쉼터는 점심을 먹고 한숨 돌리는 사람들로 붐볐다.“들어간다.”“아, 선배애! 조금만 더 놀다 가요!”뒤도 돌아보지 않고 손을 흔들었다. 봄? 연애 한 번 못해 보고 지나가게 되는 계절에 무슨 의미가 있지. 그전에 빨리 경찰이 되는 게 우선이라고. 졸업까지 ..

글/수영 2016.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