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전거 2

겁쟁이페달 전력 60분 처음 - 신아라

손을 뻗었다. 뻗은 손을 꽉 쥐었지만, 현실감 없는 감각에 단번에 꿈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그래서 나는 눈앞에 서 있는 사람을 바라봤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언제나처럼 여유 있는 얼굴로 웃던 녀석은 손을 흔들었다. 점점 멀어져 가는 모습에도 나는 반응 없이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눈을 떴을 때, 확실히 꾸이었다는 걸 깨닫고는 허공에 뻗었던 손을 움켜쥐었다. 역시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주변에 있는 건 모두가 그대로였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눈을 뜬 곳은 침대 위, 자취방이었고 귀에 들리는 건 언제나와 같은 아침 알람이었다. 신경을 곤두세운 채 알람을 껐다. 멋대로 그 자식이 녹음해 둔 알람이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지 않으면 아침 대신 먹어버릴 거라는 어이없는 내용에 들으면 졸다..

글/자전거 2014.07.13

겁쟁이페달 신아라 '시비'

“야스토모.” 또. 또 시작이다. 목소리를 듣지 못한 건 아니었다. 레이스 중이라 해도 바로 옆에서 부르는 걸 못 들을 만큼 귀가 안 좋진 않았다. 하지만 답할 가치가 없어 대꾸하지 않았다. 들어준다 해도 특별한 용건이 있진 않을 것이다. 몇 번이고 당했었기에 이제는 무시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이 녀석을 내버려두고 치고 나갈 수도 있는데. 앞서 나가봤자, 뒤에서 귀신이 쫓아올 게 분명하기에 괜히 땀을 빼는 일은 하지 않았다. 그냥 부실에서 시원하게 에어컨이나 틀어놓고 연습할걸. 날도 더워 죽겠는데 뭐하러 땡볕 아래 나와서는. 따지고 보면 부실을 박차고 나온 것도 이 녀석 때문인데. 신카이는 최근 들어 내게 이유 모를 시비를 걸고 있었다. ‘야스토모’ 하고 이름을 부른 후에 내 시선이 저를 향하면 아무..

글/자전거 2014.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