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뻗었다. 뻗은 손을 꽉 쥐었지만, 현실감 없는 감각에 단번에 꿈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그래서 나는 눈앞에 서 있는 사람을 바라봤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언제나처럼 여유 있는 얼굴로 웃던 녀석은 손을 흔들었다. 점점 멀어져 가는 모습에도 나는 반응 없이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눈을 떴을 때, 확실히 꾸이었다는 걸 깨닫고는 허공에 뻗었던 손을 움켜쥐었다. 역시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주변에 있는 건 모두가 그대로였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눈을 뜬 곳은 침대 위, 자취방이었고 귀에 들리는 건 언제나와 같은 아침 알람이었다. 신경을 곤두세운 채 알람을 껐다. 멋대로 그 자식이 녹음해 둔 알람이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지 않으면 아침 대신 먹어버릴 거라는 어이없는 내용에 들으면 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