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농구 6

쿠로코의농구 황립 졸업선물

멘션받은_커플링으로_낼맘은없는_동인지_한장쓰기 뚭님 - 황립 얼어 죽을 듯한 추위에 귀가 얼얼했다. 머리까지 아픈 와중에 옆에서 쫑알쫑알 잘도 떠드는 키세의 목소리는 더 없이 거슬렸다. 일하느라 바빴으니 오랜만에 만나서 기쁜 건 알겠는데 잠깐 그 입 좀 다물면 안 되겠나 싶었지만 바쁜데도 일부러 시간을 내서 만나자고 한 걸 알기에 그 이상은 말하지 않았다. 지금은 그 목소리보다 목에 두른 이 이상한 실뭉치가 더 거슬렸다.파란색과 하얀색의 목도리는 얼핏 봐도 초보자가 만들었다는 티가 났다. 어디는 촘촘하다가 어디는 헐렁거리는가 하면 처음과 끝의 마무리 부분은 몇 번을 다시 한 건지 다른 부분과는 감촉이 달랐다. 거기다 길이는 또 얼마나 긴지 목도리가 내 키를 훌쩍 넘어 족히 3m는 될 법했다.처음에 선물이..

글/농구 2015.01.23

쿠로코의농구 청화 전력 60분 배틀

“씨발!!” 간발의 차로 옆을 스치고 지나간 총알에 욕이 절로 나갔다. 흔히 쓰일 법한 이야기였으나 이젠 식상한 소재가 되어버린 지 오래인 이야기였다. 직접 눈으로 보고도 눈앞의 현실을 믿을 수 없어 어안이 벙벙했으나, 손은 본능대로 탄창을 갈아 끼우고 있었다. 짤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탄알이 시멘트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손이 떨리고 있었다. 이 내가? 천하의 아오미네가? 철컥 소리와 함께 장전을 마친 뒤 깊은숨을 내뱉었다. 침착하자. 나는 겨우 이딴 데서 죽을 놈이 아니라고. 진정해. 상대가 누가 됐든 간에 나는 살아서 돌아간다. 어디로? 집으로. 그 녀석이 있는 곳으로. 그 순간, 총알 수십 발이 기댄 기둥으로 쏟아졌다. 워낙에 두꺼운 콘크리트 기둥이었기에 총에 맞진 않았지만, 답을 정정해야만 했다...

글/농구 2014.07.06

쿠로코의농구 청화 전력 60분 눈물

열어 놓은 창 틈새로 서늘한 바람이 들어왔다. 테이블 위에 맥주캔에는 어느새 물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번쩍이는 TV 화면에서는 이번 주에 보자고 마음먹었던 영화가 한창 흘러나왔었지만, 악평이 심했던 만큼이나 더럽게나 재미없는 이야기에 더 눈길이 가지 않아 꺼버린 지 오래였다. 할 일은 더 없지만, 곧 자정이 가까운 시간이니 내일을 준비하기 위해선 잠자리에 들어야만 했다. 하지만 졸리지도 않았고, 잠을 자고 싶은 기분도 아니었다. 이 상태로 누워봤자 잠들지 못한다는 사실은 이미 수백 번의 밤을 보낸 후 알고 있었다.피곤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사람 목숨이 왔다 갔다 할 만큼 중대한 사건ㆍ사고가 발생한 건 아니었지만, 오늘도 몇 번인가 출동 전화를 받았다. 아침 일찍부터 소방서 주변을 청소하며 동네 ..

글/농구 2014.06.29

쿠로코의농구 청화 전력 60분 여름

이른 아침 눈을 떴음에도 불구하고 내내 쏟아지고 있는 비 덕분에 그는 험악한 인상을 더욱더 구겼다. 배를 벅벅 긁으며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멍하니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장마라고 했던가. 며칠 전까지는 내리쬐는 햇볕에 안 그래도 까만 피부가 더 타겠다며 소꿉친구의 농담을 들었었는데. 아오미네는 걷어찼던 이불을 대충 침대 위로 끌어올린 뒤, 어둑어둑한 창밖을 내다보았다. 유리창을 두드리고 있는 빗줄기는 엊저녁보다 더 굵어진 빗방울이 되어 세차게 쏟아 붓고 있었다. 잠깐 창문을 열어보았으나 들이치는 비바람에 곧 문을 닫았다. 우산을 쓰고 나가도 다 젖어버릴 날씨였다. 나가는 건 포기해야 하려나. 귀찮은 일은 싫었지만, 집에만 있기엔 몸이 근질거렸기 때문에 한숨을 토해냈다. 체육관이 있었다면 날씨든 ..

글/농구 2014.06.22

쿠로코의 농구 흑화 쿠로코X카가미 이벤트 참여

"미안, 쿠로코!" 카가미는 제 무릎을 간신히 넘은 아이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난 할아버지가 데리러 오실 줄 알고... 미리 전화해 볼걸." 그는 작은 아이의 손을 어루만지다 유심히 저를 보고 있는 눈에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무표정한 얼굴의 아이는 물끄러미 그를 올려다보았다. 한참이나 밑에 있는 아이가 눈을 맞추는 것이 힘들 것 같아, 카가미는 아이에게 맞춰 자리에 앉았다. 목이 부러질 듯 그를 올려 보던 아이의 얼굴이 평소처럼 돌아왔다. 티 없이 맑은 하늘색이 반짝이며 눈동자 가득 그를 담아내고 있었다. 아이들은 순수했다. 적어도 카가미가 생각하기에는 그랬다. 요즘 아이들이 영악하다고 해도, 아이는 아이였다. 그래서 그는 아이들을 좋아했다. 한 팔로 거뜬히 들어 올릴 수 있는 자그마한 몸이며..

글/농구 2014.05.30

쿠로코의 농구 청화 아오미네X카가미 '허기'

13년 12월 코믹에 무료배포했던 청화 배포본입니다. “아, 왜! 그거 한번 입는다고 닳는 것도 아니고.” 투덜대는 목소리에 카가미는 들고 있던 키친타올을 집어던졌다. 쇼파에 편히 드러누워 채널을 돌리고 있던 아오미네는 농구공을 잡듯 능숙하게 한 손으로 타올을 잡아냈다. “미친놈아! 그럼 네가 입던가!” 안 그래도 언제 들어오려나 기다리느라 늦게까지 깨어 있었는데, 자정이 가까워져 오는 시간에 들어온 것도 모자라 아직 밥도 못 먹었다니. 카가미는 속이 터질 노릇이었다. 거기다 그는 돌아오자마자 입어보라며 카가미에게 종이백을 내밀었다. 선물인가 짐작했던 카가미는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었지만, 들어 있던 내용물을 보고 종이봉투를 그의 얼굴에 집어 던졌다. 돌았냐?! 바닥에 내팽개쳐진 봉투에서 핑크색의 커다란 ..

글/농구 2014.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