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케 생일 기념글
소스케 생일 축하해 우리 스케 우리 소우쨩 우리 소스케에!!!!!!!
너는 꼭 재활을 해서 행복하게 수영을 하고 있길 바란다ㅏㅏㅏㅏㅏ
태어나줘서 고마워!!!!!!!!!
결과가 나올 때까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던 소스케는 전광판을 바라봤다. 1초, 2초, 3초. 시간이 지나고 표시된 숫자가 의미하는 바를 인식한 그는 힘껏 쥔 주먹으로 수면을 내리쳤다. 저도 모르게 크나큰 소리를 지른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해냈다. 일생일대의 소원과도 같은 일을 지금 이 자리에서 이뤄 냈다. 세계 1위에 자리에 올랐다는 그 성취감에 오랫동안 마음속에 묵혀 두었던 체증이 거대한 외침으로 변해 수영장에 울려 퍼졌다. 찰나의 시간. 0.01초를 다투는 기록 싸움에서 소스케는 미국 선수와 약 1초 차이로 메달을 거머쥐었다. 응원의 열기에도 적막이 감돌았던 수영장은 소스케의 외침과 동시에 군중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수영장에서 나와 동료들의 응원을 받으며 소스케는 탈의실로 향했다. 하루카와 린의 축하에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옷을 갈아입으면서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주변인들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금메달이라니. 세계 1위라니. 하지만 그런 것보다도 머릿속에는 단 한 사람이 맴돌고 있었다.
‘최선을 다하면 되니까. 소스케가 후회 없이 전부 다 쏟아내고 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기쁠 거야.’
리우에 오기 전, 마코토에게 들었던 말이었다. 덤덤하게 말했지만 소스케 대신 울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어 그는 조심스레 마코토를 토닥였었다. 이번을 놓치면 다음은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고. 국가대표로 연습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니까. 지켜보던 마코토가 더 괴로웠을지도 모른다는 건 그도 충분히 알고 있었다.
보고 있겠지. 응원하겠다고 말했었으니까. 12시간의 시차에도 그라면 분명 보고 있을 터였다. 머리를 식히며 소스케는 무뚝뚝한 코치에게서 들었던 칭찬을 떠올렸다. ‘잘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한마디였지만, 그에게서 처음 들은 칭찬이라 더없이 뿌듯했다. 뒤이어 금메달을 딴 기분이 어떻다든가 하는 인터뷰가 있을 테니 잘 생각해 두라는 말도 기억났다. 마코토랑 농담으로 메달 따면 무슨 말할 거냐는 이야기를 한 적은 있었는데. 정말로 하게 될 줄이야….
시상식에 나서 차례를 기다리면서 소스케는 그동안 봤던 인터뷰를 생각해 봤다. 보통은 최선을 다했다거나 감사한 분들을 말하지 않던가. 일단 코치랑 린이나 하루 얘기를…. 시상대에 오르면서 소스케가 손을 들자 경기장의 환호성이 높아졌다. 모두 그에게로 쏟아지는 찬사 같았다. 소스케는 목에 건 메달을 높이 들어 보였다. 굉장히 행복한데. 소스케는 스포트라이트의 빛에 눈을 감았다. 모든 걸 쏟아붓고 결국은 이뤄낸 그 기쁨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구석에는 일말의 후회가 일었다. 아, 마코토가 여기 있었으면 좋았을걸. 그때, 소스케는 떠올렸다. 이 후회를 한 번에 뒤엎을 기회가 있다는 사실을.
시상대에서 내려오자마자 급하게 잡힌 인터뷰에서 소스케는 기자에게 인터뷰는 전체가 방영되는지, 도쿄에 방영이 되는지 등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옆에서 그를 지켜보던 린이 뭐하는 거냐며 웃었지만, 하루카는 묵묵히 소스케를 바라봤다. 짐작이 간다는 듯한 그의 얼굴에 소스케는 입꼬리를 올렸다.
그 시각, 지구 반대편 도쿄의 아파트에서는 마코토가 이미 붉어진 눈가를 닦으며 방송을 보고 있었다. 하루카나 린이 메달을 땄을 때와는 또 다른 감정이었다. 소스케가 열심히 한 건 아니까. 그래도 혹시 순위권에는 못 들지도 모르니까 부담 주지 않으려고 그렇게 말했던 건데. 잘 됐어. 정말로. 걱정은 필요 없었다는 듯 환히 웃으며 메달을 들어 올리는 소스케의 얼굴에 마코토는 연신 다행이다, 다행이다를 되뇌고 있었다.
“26살의 야마자키 소스케 선수. 대단합니다. 몇 년 전부터 갑자기 모습을 감췄다가 다시 등장했을 때는 깜짝 놀랐습니다. 무리한 훈련으로 인해 재활치료를 위해 사라졌었다고 들었는데요. 오늘 이렇게 리우에서 일본을 빛내는 또 한 명의 선수를 보고 있자니 정말 기쁩니다.”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놀랍네요. 그럼 남자 접영 200m 금메달리스트 야마자키 선수의 인터뷰 영상, 보시겠습니다.”
소스케의 인터뷰는 실시간으로 일본에 전달되었다. 시상대에서 보였던 그 얼굴 그대로 소스케는 얼굴 가득히 미소를 띠고 있었다.
“야마자키 선수, 축하드립니다. 일단 간단한 소감 부탁드려도 될까요?”
“아직도 잘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만, 인생이 걸린 올림픽에서 최선을 다해 정말 기쁩니다. 같은 팀원들, 마츠오카나 나나세 같은 팀원들이 힘들 때 많이 의지가 됐습니다. 이 자리에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언젠가 소스케랑 메달을 따면 소감은 뭐라고 할 거냐고 물은 적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잘하잖아. 소스케 엄청 고민했을 것 같아. 마코토는 젖은 손수건을 손에 쥐고 이제는 웃으며 방송을 보고 있었다.
“도와주신 분들도 많겠지만, 야마자키 씨의 노력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재활치료를 하는 동안 힘드셨을 텐데, 어떻게 이겨내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오래전부터 수영을 같이해 온 친구들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수영을 그만둘까 고민하던 때에도 꼭 같이 수영하고 싶다던가, 포기하지 말아 달라던가. 무엇보다도 옆에서 늘 함께 있었던 친구가 제일 도움이 됐어요.”
“아, 혹시 아까 말씀하신 마츠오카 선수나 나나세 선수인가요?”
“그 둘도 물론이고… 지금은 다른 쪽에서 수영과 관련된 일을 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렇군요. 힘든 상황을 딛고도 해내신 거네요. 금메달 정말 축하드립니다. 아, 인터뷰를 마치기 전에 야마자키 씨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하셔서요.”
실시간 방송 중에 나온 기자의 말에 마코토는 고개를 갸웃했다. 사전에 소스케랑 기자랑 뭔가 이야기를 한 건가. 소스케 인터뷰 같은 건 잘 못 할 것 같았는데. 따로 할 말까지 준비해 뒀던 거네. 굉장해…! 새삼 연인의 다른 면에 감탄하고 있을 때, 카메라에 소스케의 단독샷이 잡혔다.
“아, 흠. 이렇게 말하는 거 조금 부끄럽지만…. 그래도 안 하면 후회할 것 같아서.”
헛기침을 몇 번 한 소스케는 메달을 들어 보이며 말을 이어갔다.
“이 금메달, 나한테는 인생의 목표였던 거 알지? 내 인생 전부 네게 바칠게. 마코토, 나랑 결혼해 줄래?”
이미 이야기가 되어 있던 듯 기자는 약간의 호들갑과 함께 행복하시길 바라며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는 말로 방송을 마무리 지었다. 근처에 있던 린과 하루카는 혀를 내둘렀고, 곧이어 다른 취재진의 마코토가 누구냐는 질문 공세가 이어졌지만, 소스케는 더 답하지 않았다.
방송이 끝난 후에도 한참 동안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마코토는 조용히 노트북을 덮었다. 분명 멈췄는데. 조금 전까지는 웃고 있었는데. 어느새 눈물이 턱을 타고 흘러내렸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데다 답을 할 수도 없는 프로포즈였다. 마코토는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엉엉 소리 내 울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눈물을 훔쳐냈다. 소스케가 가장 기쁜 순간에 옆에 있어 주고 싶었는데. 닿지 않지만 그 역시 알고 있을 대답을 마코토는 조심스레 입 밖으로 내뱉었다.
“하, 할래. 결혼, 할 거니까…!”
기타 상세한 설정 및 마코토와 소스케의 커밍아웃 등 여러 가지는 생략하고 봅시다. 소마코 행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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